애플파이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그리고 레드와인




대학로에서 성북동으로 자리를 옮긴 헌술방
와인을 마시고 써 내려갔다는 이야기들이 병마다 붙어있어 그 점이 참 좋았는데,
규모가 커져서인지 이제 더 이상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와인 한 병당 헌 책 한 권을 살 수 있다.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헌 책들을 꺼내본 후
좋은 자리를 찾아 3층까지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메뉴를 꼼꼼히 살펴보곤 벽에 걸린 전화로 주문을 걸었다.

잘 구워낸 애플파이와 단단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레드와인과 함께 마실 수 있는 곳.
내어주는 치아바타 두 조각과 로즈마리가 잠긴 올리브오일도 찐하게 맛있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딱 15분이 걸리는 동안
달콤한 공기를 마음껏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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