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일상



나는 왜 월요일마다
막걸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걸까




장마라서 그런가
목이 타서 그런가



그저 이끌려서 향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그에 맞는 안주를 차리는 것이 인지상정 




감자 끝을 손으로 움켜쥐고
안쓰던 힘을 겨우 모아 강판에 갈아준다
애호박과 청양고추도 함께 넣어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전 준비 완료


기름을 뜨겁게 달구고 딱 두장만 부쳤을 뿐인데
땀이 목 뒤를 또르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여름날 저녁식사는
쌀로별과 마지막 막걸리 잔으로 마무리한다

잔나비와 함께하는 여름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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