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 아침의 학림다방




일월에 세 번을 찾아간 학림다방

일요일 아침 열시 반. 다락에 앉았다. 온몸으로 햇빛을 맞으며 모닝커피를 즐기는 외국인 커플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였다.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말했고 음악이 그 사이를 채웠다. 오랜만에 마시는 비엔나커피는 어찌나 부드럽고 달콤하던지. 눈처럼 차가운 크림이 뜨거운 커피와 함께 입술에 닿았다. 

다음날 아침에는 운 좋게 창가에 앉았다. 그다음 수요일 아침엔 또 같은 자리에 앉았다. 메모장에 문장이 줄줄이 써지는, 집중이 잘 되는 이런 장소는 오랜만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찾으러 멀리 떠난 여행지처럼. 매일 찾아 헤매던 곳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다.

겨울 아침이면 푸석한 얼굴로 이곳에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도. 수녀님과 같은 미소를 띠며 온화한 목소리로 ‘다행히 괜찮다’고 말해주시는 선생님을 보는건 참 좋은 순간이지만 말이다. 

가래떡이 구워지고 과일과 살림살이가 늘어선 길을 스치며 혜화역으로 빠르게 걸었다. 고개를 들어 건너편을 바라보니 아르코 미술관이 오래 자란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있다. 오래 자랐다고 해야할지 오래 살았다고 해야할지. 여전히 운치있는 거리에 학림다방이 조용히 자리잡았다는게 감사할 정도였던 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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