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derry Air (4:10)

 


저녁 여섯시면 이곳저곳 떠돌다가도 집에 들어가 라디오를 켜고 싶어진다. 전기현 디제이의 목소리로 kbs classic fm 세상의 모든음악이 10주년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문자로 사연을 보냈다. 일찍이 어두워진 일월의 어느 저녁에 혼자 방에 앉아 담담하게 쓴 그 사연은 몇 분 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혔다. 나는 혼자서 낼 수 있는 가장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사연 뒤에 나온 곡은 <Londonderry Air>
<You raise me up>으로 친숙하게 들리는 아일랜드 민요라고 한다.
이 기회에 키스 자렛, 요요마가 연주한 무대도 찾아봤다.
<Danny Boy>라고 붙여진 가사는 슬퍼서 끝까지 읽기가 힘들었다.

곧 도착한 앨범 열두 장은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했다.
엽서에 손으로 쓴 사연의 전문과 함께.




2025년 1월 7일
1:49:57


지난 10년간
세상의 모든 음악은 나에게
멀리 떨어져있는 아버지를 만나는 시간- 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시절, 저녁 여섯시면 거실에 울려퍼지던 세상의 모든 음악.
저녁 준비를 하고 온가족이 모여 밥을 먹고,
후식으로 과일을 먹던 두 시간. 특히 겨울이면 난로 옆에 모여 귤을 까먹으며 세음을 듣던 장면이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매일 보지 못해도, 자주 통화하지 못해도
아버지도 오늘도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고 계시겠지, 하며 마음으로 안부를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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