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남아있을 것이라 믿는
책.
그만큼 책이 좋다. 작은 책도 큰 책도, 소설부터 에세이 그림책까지도. 완성된 한 권이라면 일단 손에 쥐고 읽어나가고 싶어진다. 그래서인지 처음으로 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생각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마주친 책들과의 인연에 감사하며. 사람 반, 책 반이었지만 꾹 참고 세 시간을 보냈다.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듯 진심으로 여러 그림책을 소개해 주신 목요일 출판사
평소 좋아하는 책의 대부분을 만났던 문학동네, 은행나무
책을 소개하는 방식에 반해 꼭 찾아가고 싶어진 소전서림
보고 싶었던 책을 만난 로우프레스 - 두이스 요리책
언제나 궁금했던 포토북들을 처음으로 보게 된 닻 프레스
나는 <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를, 친구는 <힐튼과 김종성> 책을 구입한 브레드 출판사
그리고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 들었던 목소리, 이아립님이 대표님이셨던 픽션들 출판사
- 애정 하는 강아솔 가수의 앨범에 영감받아 탄생한 책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를 구입했다.
도서전에 가기 전 며칠 동안, 희녹과 계절공방이 만든 북클릿을 아껴읽는 중이었다. <계절의 아침>이라는 제목의 작은 책자에는 절기에 따라 펼쳐보기 좋을 작품의 한 부분이 사진과 함께 담겨있었다. 얇고 작았지만 종이와 제본의 느낌이 좋아서 그런지 짧은 글이라도 집중해서 읽게 되는 힘이 있었다. 아침에 단 오 분이라도 잠시 숨을 고르며 글을 읽어나가는 경험을 올해 들어 처음 했다.
글이나 사진은 역시 종이로 보았을 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단단해졌다. 진심을 담아 블로그를 대하고 있고 인스타그램마저 고마운 점이 많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걸 안다. 그 끝에는 조용히 책을 붙잡고 있던 사람들이 남을 것이다.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자기만의 서재를 가꿔나가는 사람들.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오래 남아있을 것이라 믿는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책 <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장안요 신경균 도예가의 계절별 식탁이 수수한 이야기와 함께 담겨있다.
사진 또한 좋다.
마침 장마라 수박을 먹으며 여름 부분부터 읽어나간다.

레몬에이드도 한 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중 김현 시인의 글 <물결과 별>을 모티프로 만든 <밤 비스코티>
-어떤 사람에게는 어둠이 빛이에요.
-빛과 어둠은 하나예요.
라는 문장을 읽고 한 면만 어둠을 입히고
'밤'이 붙으면 이야기가 생긴다는 부분을 빌려 <밤 비스코티>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강아솔님의 앨범을 듣고 영감을 받아 쓰인 글에 영감을 받은 비스코티라고 할 수 있다.
브레드 출판사에서 주신 책갈피
앤드루 포터도 도서전에서 북토크를 열었다고 한다.
인상적이었던 로우 프레스의 두이스 집밥 요리책
인스타그램에서 쓰던 말투 그대로, 맞춤법 상관없이 편안한 말 그대로 담겨있었다.
글이 따뜻했고 요리 과정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아립 님의 송북 <셋, 넷>
안에는 신곡을 들을 수 있는 큐알이 있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어나가는데 참 행복했다.
분량이 짧아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걸 알았다.
소전서림에서 가져온 것들.
안그라픽스에서는 이수지 작가님의 신작 기념 사인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래는 목요일 출판사의 그림책 <나 아닌 다른 사람들> 엽서
강아솔님의 앨범을 다시 찾아 들으며 아껴 읽는 책
신기하게도 <사랑을 하고 있어>만 들으면 주윤하님과 함께 열었던 공연 그 무대가 떠오른다.
여름엔 밀크티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며 희녹의 <계절의 아침>을 읽는다.
계절 공방은 문학동네에서 연재하는 구독 서비스
음악까지 함께 준비해서 들려주었다.
처음 여는데 설렜다.
꾹꾹 눌러쓴 느낌
차분한 풍경의 제주도
이야기를 전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손에 만져지고
느린 시간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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