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내리던 날



 출근길 골목에서 새 차를 앞에 두고 술을 따르고 있는 어느 가족을 보았다. 비둘기처럼 흰 그랜저였다. 다 큰 아들 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우리 부모님 또래의 아빠 엄마는 설레는 표정이 얼굴 전체에 퍼졌다. 발을 동동 거리거나 술을 건네는 손짓에도 기쁨이 느껴졌다. 겨울 햇살이 거리 전체를 비추어 까만 아스팔트가 보석처럼 빛났다. 사고 없이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남의 안녕을 아무런 대가 없이 염원하는 건 이렇게 짧은 순간에 쉽게도 일어날 수 있었다.

그날 저녁 함박눈이 내렸다.

일월 첫번째 토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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