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것들에 더 관심을 가지십시오

 




























내 마음속에 관심이 생기면 언젠가 작업이 되더라, 고 말씀 하시는 구본창 작가님을 눈앞에 두고 마음속이 편안해졌다. 그렇게 눈여겨보던 주제들이 하나둘 십 년 뒤, 십오 년 뒤 작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인연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한 번 본다는 것은 위험하다고까지 말씀하셨다. 언젠가 내가 본 것들에서는 벗어나야겠지만 연습용으로는 많이 보고 시도해 봐야 한다고.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본 출장길에 가져다준 도쿄올림픽 카달로그를 서랍 속에 간직한 것도, 탈 촬영을 위해 오래된 어느 천을 가져다 배경으로 걸어 둔 것도, 신문을 스크랩해서 메모해놓고 꺼내본 다는 것도-
멋을 내려 하지 않았지만 멋있는
완벽하지 못한 매력이
일부러 하려 해도 할 수 없는 한국의 미를 설명하면서 
'두부를 대충 썰 듯이'라는 표현을 듣게 된 것까지.
한 줄, 한 줄이 소중해 수첩에 꼬깃꼬깃 적으며 들었다. '알고 갖고 싶어서.'

'스쳐가는 것들에 더 관심을 가지십시오.'
일일이 들여다보고 결정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언젠가 무르익을 ‘나만의 방법’을 위해 마음을 키우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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