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이야기는 꺼내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그냥 붉은색도 아닌 진하게 물든 붉은 실로 이어져있을 법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그렇다.
실장님이라 부르지만 속마음으로는 선생님이라 외치는 분의 댁에 다녀왔다.
신선한 계란 한번 먹어보라며 챙겨주시는데, 깨지지 않게 곱게 싸서 붉은 실로 묶어주신다.
단단하고 굳세게 지어진 매듭 사이로 계란 두 알이 아늑해 보인다.
손수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 앞에 마주했을 때.
간장에 폭 몸을 숨긴 작은 티스푼까지도 마음에 크게 담긴다.
천천히 내려주신 차 한 잔에 스르륵 일요일 오후를 내려놓고
은은하게 푸른빛을 내뿜던 백자들이 노을에 물든지 한참을 지나서야 출구를 찾았다.
근래에 어떤 일을 겪었다면 첫 입에 눈물이 톡 터져버릴 수 있을 토마토 고추장 찌개와
입 안 가득 봄을 반기는 냉이 솥밥
꽤 괜찮게 지내 웃으며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lemonbalm_kitchen
1 Comments
와- 근사해라 나는 아직 요리를 하는 행위와 그 음식을 나누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데 말이야 부러워라-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