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일요일 / 코펜하겐 여행사진

코펜하겐에 들어갈 때(2011)



또다시 비 오는 일요일이다. 

몇 주 째 비가 내리고 있다. 어쩌다 토요일에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일요일에 읽을 책과 먹을거리를 사 와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이렇게 고립된 일요일에는 집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 차분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들이 이어진다는 게 책과 비를 모두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비가 넘치게 내리는 걸 보니 무서워졌다. 이 모든 게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라는데- 내가 올해 에어컨을 너무 틀었나,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폭염에 알프스 빙하가 녹아버렸고 2050년에는 기후 문제로 인한 난민이 1억 몇천 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때 내 나이는 예순이 막 지났을 텐데. 신문을 읽다가 더 심각해졌다.

그러다 항상 재밌게 읽고 있는 푸드 저널리스트 마이클 부스의 <먹는 인류> 칼럼을 읽고 조금 웃었다. 코로나를 잘 이겨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덴마크와 한국을 꼽으며, 두 나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문화에서 초인적인 힘을 내는 마법의 단어로 한국의 '한'과 덴마크의 '휘게'을 설명한다. 그러니까 한국인은 한의 정서를 발휘하여 꿋꿋하게 코로나를 이겨내고 덴마크는 (항상 그랬듯)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빵과 술을 챙겨두고는 안락한 분위기로 집을 지키며 극복했다나. 덴마크인들은 양초에 한이라도 맺혔는지 칠월에도 식탁에 불을 켜더라는 구절에서 웃음이 났는데 그때 혼자 초를 켜고 있었기 때문이다.

밀린 신문을 정독하고 거봉을 씻어 먹고 
아이스라떼를 내려 마시고
앙증맞은 토끼 젤리도 먹고
밀렸던 야채를 꺼내 대충 담아 먹었다.
교보문고 합정에서 담아온 오일파스텔을 뜯어 그림을 그리다 
코펜하겐 여행 사진을 꺼내봤다. 





























코펜하겐 사진 (2011)

길에서 만난 친절한 친구의 집에 급 초대되어 저녁을 먹었던 사진을 발견했는데 정말 초가 켜있었고 벽난로가 있었다.



친절한 친구가 세들어 살고 있었던 덴마크인의 집. 다시 보니 많은게 보인다. 


코펜하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



지붕마저 그림책같은 도시


나에게 코펜하겐이란  = 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루이지애나 미술관 하면 떠오르는 장면 


 코펜하겐에서 나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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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부스의 먹는 인류 <휘게,휘게! 멀리 도망간 바이러스>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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