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나의 공간이 작은방이 전부였을 때에도 누군가를 초대하는 일은 항상 즐거웠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손님이 오게 되면 자동적으로 청소를 열심히 하게 되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손님을 위한 것들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목표는 오직 손님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 매우 낯설게 느껴질 사적인 공간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나 또한 누군가의 공간에 초대받는 기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사는 공간은 너무도 다양하고 그 안을 들여다보는 일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보다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행 중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부터 친한 사람까지 다양한 집에 초대받으며 그동안 얼마나 나만의 공간을 바래왔는지 모른다.
드디어 나만의 공간이 생기고 이제 곧 세 달. 상상했던 것보다 나는 손님 초대에 소극적인 태도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적당한 식탁과 사람 수에 맞는 의자, 수저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수저는 단 두세트뿐이지만 우연한 기회로 한명 이상의 사람을 (두명) 초대하게 되었다. 드디어!
수저 세트는 물론이고 아직 요리 실력도 그만큼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은 많이 가지만 맛은 보장하는 월남쌈으로 메뉴를 정했다. 차 없이 장을 보고 언덕을 오르는 일부터 집을 청소하고 파프리카를 썰며 상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힘들지 않고 매우 즐거웠다. 역시 손님을 초대하는 일이란 나의 적성에 딱 맞는군 하며 시간을 보냈다. 손님은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그만큼 나도 너무 감사했다.
설거지하는 일조차 즐겁게 끝내고 잠든 후,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흐린날의 아침.
청초한 그릇들은 뽀송하게 말라있었다. 그릇들을 정리하고는 남은 재료들로 대충 월남쌈을 싸먹고, 밀린 신문과 씨네21을 보며 맛있는 디저트를 먹었다.



이번 호는 매우 재미있군 씨네21




그리고 겨우 기록되어있는 그날의 상

2 Comments
아이구 새댁 이렇게 이쁘게 차려놓구 사진도 이쁘게 찍고 :) 나두 다음에 초대해조~
ReplyDelete아이구 초대하고말고요 더워지기 전에 오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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