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혼자 산 이후로 술을 멀리했다.부모님이랑 같이 살 적에는 늦은밤 혼자 맥주를 마시고 빈 캔을 밖에 내놓으면 다음날 아빠는 웃으며 더 마시지 왜 한캔만 마셨냐고 놀렸고 엄마는 혼냈다. 혼내는 것이 뭐 그렇게 듣기 힘든 정도도 아니어서 꿋꿋하게 눈치보지않고 마셨던게 사실인데 왜인지, 혼자 살게 되니 오히려 술값을 아끼게 되더라는..
오랜만에 와인을 사왔다. 이제 더워지고 하니 화이트 와인이 마시고 싶었다. 어쩌다 가게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와인코너에서, 궁금한 와인웍스는 가보지못하고, 가고싶은 호주에서 온 와인을 가져왔다.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였던 지난 주말. 빨래를 열심히 돌리고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있는 먼지들을 모두 닦아낸 후 주섬주섬 안주를 담았다. 와인은 기대보다 정말 맛이 있었다. 맛있는데 이걸 같이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마시고 앉아있으니 안그래도 서러운 마당에 와인병에는 친구랑 같이 마시면 더 맛있다고 써있네?
하나둘 찍어본다. 나혼자 잘산다고 혼자 사니 너무 좋다고 떠들었지만 어쩐 일인지 집안 곳곳에 심어놓은 눈코입 달린 나의 친구들을..


도마는 살균 중
꽃게랑 광천김맛,올리브, 파르마에서온 치즈

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청량함
밀린 신문을 읽고 밀린 일기를 쓰는 주말
풍경
물을 주면 엄청난 에센셜을 뿜어내는 로즈마리
그쵸 친구랑 마셔야 맛있죠 암요

뭐지 이 뻔하지만 볼때마다 귀여운 친구2
든든한 우리집 문지기 친구3 외에도 더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창고가 되면 안되는데 창고로 쓰이고 있는 나의 작업방
2 Comments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냈구나? 꽃게 귀욥.... :)
ReplyDelete추억의 꽃게랑이야 이젠 많이도 못먹겠어 한봉지를 다섯번인가에 나눠 먹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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