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계절을 기다리며

 


실외기 위에 놓인 꽃 (8.4)

 자려고 누우면 온 동네가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로 웽웽 울린다. 멀리서 희미하게 울어대는 매미와 귀뚜라미 소리. 곳곳에선 뜨겁다 못해 불이 나고 열이 오르다 쓰러진 사람들의 소식이 전해진다. 출퇴근길 항상 지나는 어느 아파트 단지 앞은 이 날씨에도 사람이 지키고 서있다. 커다란 상가 입구에선 에어컨 바람이 뿜어져 나온다.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공기가 새빨간 불길처럼 눈에 보이는 듯하다. 

 해질녘 하늘은 찬란하다. 부서진 대지 위로 구름은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오른다. 그 아래 사정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하늘로 향하던 나무는 베어버리고 숨을 내쉬던 흙은 덮어버리지 않았느냐고, 타이르는 얼굴 같기도 하다. 막힘없이 홀가분한 광경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그 순간은 짧다. 무대에 막이 내리듯 곧 어두워진다.





휴가 전 마지막 퇴근길 (8.8)




마음 둘 곳 없는 동네  (8.8)




평온한 순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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