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퇴원 후 바로 시작된 전시로 집을 돌보지 못하다 쉬는 날 맞이한 시든 꽃. 대표님이 퇴원 선물로 건네주신 히야신스. 아까워 짧게 잘라내 아끼는 접시에 놓고 이틀 더 곁에 두기로 한다.
늙은 호박을 잡아 호박죽, 호박전을 해먹는다. 감자전 못지않게 정말 맛있는 늙은 호박전.
방콕에서 사 온 레몬그라스 소스로 닭다리살을 재워 오븐에 구워냈다. 다음날 남은 한 조각을 팬에 구워 샐러드를 만들었다. 전시가 끝난 유기 접시에 처음으로 담아내 먹었다. 방콕에서 먹었던 옥수수 쏨담을 생각하며 땅콩도 정성스럽게 구워 넣었다. 오이, 양파, 당근, 고수 그리고 라임.
입원해 있을 때 그렇게 생각나던 롤케잌. 작년에 열 번은 넘게 구운 것 같은데 지겹지 않다. 어쩐지 겨울에 바라보면 기분이 더 좋아지는 계란 흰자 머랭과 생크림.
문득 바라본 집안 풍경. 귤을 담은 소쿠리, 따뜻하게 쌓여있는 유리들, 뜨개 옷을 입은 희녹. 또 눈이 내린 날 운 좋게 지나간 경복궁 안. 깨끗하고 따뜻하기만 한 겨울이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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