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유월







삼년만에 황칠나무가 새 잎을 돋운 날
그 잎이 자라는게 눈에 보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공중에 대고 말한 날

반지가 중지에 들어간 날
손을 써 일한 대가로
그 마디가 점점 두꺼워지다
조금 덜 부었던 날 

선선한 바람을 만난 날
여름이 오기 전 마지막일지 모르는 저녁 공기
오래 기억해야지,
속삭이던 날

사는건 이토록 괜찮다가도
때때로 찾아오는
막힌 벽
막힌 숨
막힌 말에
나도 말리지 못하는 날이 찾아올 때

움트는 새싹
부풀었다 내려앉는 숨
부지런히 찾아오는 계절을 기억해

돌고 돌아
다시 괜찮아질테니


감사한 여섯 손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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