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광화문에 내리게 되는 날이 있다. 배고픔은 잊고 교보문고로 들어선다. 소설, 시에서 머무르다 심리,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를 가뿐하게 지난다. 외국도서- 인테리어, 예술 책을 한바퀴 돌고 드디어 들어선다. 요리책 서가 앞이다.
그곳엔 새로 들어온 책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만큼 몇 권 되지 않는 책들이 있다. 아마존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책의 실물을 보면 보물을 발견한듯 설렌다. 칠월 생일 쿠폰으로 구입했던 <Home farm cooking>에 이어 또 보물을 발견했다. Letita clark의 <La vita e dolce>라는 영국인이 쓴 이탈리안 디저트 책이다. 이탈리아 디저트를 다뤘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너무나 편안하게 찍은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무슨 일인지 할인까지 하고 있다. 겉표지에 흠집이 조금 있지만 사기로 결심한다.
빼놓을 수 없는 그림책과 국내 요리책까지 모두 둘러본 후 계산을 하고 나온다. 일 년에 두번정도 향하게 되는 베이커리로 간다. 일곱시 반이 지나면 해피아워로 모든 케이크가 할인을 한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니 몽블랑으로 고른다.
집에 도착하자 위스키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고맙게도 친구가 준 위스키와 친한 언니가 직접 구워다준 레인코스트 크리스프 라는 크래커가 있었다. 상실감을 잊게 하는데 디저트만큼 또 좋은게 있을까, 하며 저녁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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