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elier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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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을 위한 레드와인 안주
남은 것으로 해결하는 일요일 아침

블루치즈 샐러드
그린올리브, 아몬드, 블루치즈
야채, 고수
화이트 발사믹, 올리브오일, 레몬 조금

그리고 금요일 저녁 10시에 끓인 라구소스로 버무린 paccheri 파케리면 





 






























무더운 창가에서 영 적응을 못하던 오렌지 자스민이
단단한 꽃망울을 맺고 톡, 꽃을 터뜨렸다.
식탁에 앉아있을 때 유난히 선선해진 밤공기에 진한 향이 실려왔는데
이런게 보람인가 싶었다.
가까이서 킁킁 맡으면 '고맙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마도 이번 추석엔 너무 앞당겨 온 마음과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구월이 시작되면서부터 몇 번의 두통이 있었지만
일산 집에 도착한 밤에는 앉아있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엄마밥이라는 약으로 이박 삼일간 회복하고 
다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씻은 듯 나았다.
처음 내 손으로 해 먹은건 오징어튀김과 사과떡볶이, 그리고 맥주였다.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엄마의 꽃게탕이나 된장찌개를 딱 한번씩만 먹고 와서 아쉬웠지만
이 작은 집에서만 갖게 되는 안도감덕분에 슬프지않았다.

보라색 꽃
나폴레옹 카스테라, 우유
나폴레옹 초콜릿케이크, 커피
화해의 징표같은 달콤한 것들로 오후의 시간을 채우고 밀린 정리를 해냈다.
입지 않는 옷을 시원하게 버리고 새 신발을 하나 사왔다.

언제든지 새롭게 시작하는 것.
이번 가을은 마치 봄처럼 새로 마음을 먹는다.  







 












주말이면 시원하게 달리고 싶어하는 사람의 옆자리에 앉는다.
집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는 더 멀리 가고픈 마음이 든다.
하지만 목적지는 그렇게 항상 멀어질 순 없다.

나는 길을 함께 봐주거나 음악을 고르거나, 재잘거린다.
졸음운전이 일어날 것 같을 때 박수를 쳐주는 것 말고는
크게 중요한 임무는 없다.

가끔 창 밖의 풍경을 찍으려할 때
-조금 천천히 달려주기도, 창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상하게 끼어드는 차를 보고 겁을 먹을 때
-괜찮다며 안심시킨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날 안정시킨다.
-내가 놀라면 운전자는 더 놀란다는 말과 함께.

그 사람은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걸 좋아한다.
행로가 자주 바뀌고 정해진 시간같은건 없다. 
그렇게 우연히 어느 마을도 만나고 강가도 만나고 숲도 만난다.
재밌기도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결국엔 놀랄 때가 많다.
어쨋거나 주말이니까 다 괜찮다.

멋지게 해가 저물어갈 때
본인의 집을 지나며 웃고 노래를 부른다.
그럴때면 아주 가끔 차에서 내리고 싶을 때의 기억조차
미안해지는 감정이 든다.
한강 풍경에 좋은 음악이 좁은 공간을 채우면
울컥해지기까지 하는,
\
마음까지 온전히 맡기고 달리는 옆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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