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수박케이크
남대문 시장에서 산 피스타치오
냉장고 밑 칸을 통째로 내어준 수박 한 통
오년 전 먹었던 수박케이크가 떠올랐다.
장미 향이 입혀지고 말린 장미잎까지 뿌려진
그야말로 장밋빛 수박케이크.
계란 흰 자가 옅은 띠를 그리며 단단해질 때, 은은한 광을 내뿜는다.
아몬드 가루와 슈가파우더를 넣고 아기 달래듯 조심히 섞었다.
손에 스치기만 해도 끈적일 정도로 달콤한 반죽.
고소하게 다쿠아즈 두 장을 구워낸다.
틀에 맞게 썰어 씨를 빼낸 수박에는 설탕을 솔솔 뿌리고
로즈워터를 무심하게 발라주었다.
흰색이 아닌 노란빛을 띠는 크림에도 로즈워터를 아주 조금 넣어 향을 입히고
더 단단해지라고 젤라틴 가루를 물에 풀어 넣어주었다.
딸기는 살살 씻어 반으로 썰어주고
포도는 얇게 썰었다.
피스타치오도 길쭉하게 썰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큰 접시에 케이크 틀을 올리고
다쿠아즈를 바닥에 단단히 깔고
크림을 올린다. 단단하고 균일하게.
물기를 톡톡 닦아낸 수박을 올리고
또다시 크림을 올린다. 또다시 단단하고 균일하게.
다쿠아즈를 그 위에 올리고 톡톡 힘을 빼고 눌러준다.
그 위에 크림을 살짝 발라 준 후,
곱게 준비해 둔 딸기와 포도를 올리고 젤라틴을 조금 발라주었다.
마지막으로 피스타치오와 장미잎을 솔솔 뿌려주면 완성.
수박과 크림을 받치고 있는, 아직은 뽀송한 다쿠아즈가 그리 예뻐 보일 수가 없다.
달콤한 다쿠아즈와 장미 향이 감싸는 크림,
이 여름에 겨우 구한 새콤한 딸기는 보람이 넘치도록 제 몫을 하고
가운데에 주인공처럼 자리 잡은 수박이 아삭 씹히며
입안 가득 차가운 과즙을 퍼뜨린다.
Recipe by Black Star Pastry
20x20cm
Almonds Dacquoise 아몬드 다쿠아즈
180℃ / 10분
계란 흰자 4개
슈가 파우더 120g
아몬드 가루 120g
백설탕 100g
Rose scented cream 로즈 크림
휘핑크림 600ml
백설탕 60g
로즈워터 두 방울
젤라틴 가루 1tsp
*젤라틴 가루는 찬 물 한 큰술에 10분정도 불렸다가 살짝 데워 사용
Watermelon 수박
수박 20x20cm, 두께는 1.5cm 정도
설탕 적당량
로즈워터 아주 조금
Topping 장식
딸기 15개
피스타치오 한 줌
말린 장미잎 (로즈 페탈) 적당량
포토 한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