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and All (1923)
by William Carlos williams
By the road to the contagious hospital
under the surge of the blue
mottled clouds driven from the
northeast — a cold wind. Beyond, the
waste of broad, muddy fields
brown with dried weeds, standing and fallen
patches of standing water
the scattering of tall trees
All along the road the reddish
purplish, forked, upstanding, twiggy
stuff of bushes and small trees
with dead, brown leaves under them
leafless vines —
Lifeless in appearance, sluggish
dazed spring approaches—
They enter the new world naked,
cold, uncertain of all
save that they enter. All about them
the cold, familiar wind —
Now the grass, tomorrow
the stiff curl of wildcarrot leaf
One by one objects are defined —
It quickens: clarity, outline of leaf
But now the stark dignity of
entrance — Still, the profound change
has come upon them: rooted, they
grip down and begin to awaken
우리는 가로수길에서 이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는 꽤 오랫동안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 헤맸다. 피존, 르사이트피존, 선물가게.. 정확한 이름은 몰랐지만 그 작은 공간을 자주 불렀다. ‘어디쯤이야?’ 하고 물으면 ‘이제 피존 지났어-’라고 답할 만큼.
일본, 인도, 프랑스에서 건너온 보물들과 한국 작가들의 그릇들, 마르지엘라의 소품과 좋은 향기가 르시뜨피존을 가득 채웠다. 아주 작은 오브제라도 그 옆에는 친절한 설명이 붙어있었다. 마치 갤러리에서 그러하듯 감상하고 설명을 읽어나가고 다시 들여다보았다. 몇 줄 안되는 이야기에 온갖 상상력이 부풀어 올랐다.
무엇보다 그곳을 애정하게 된 이유는 포장 방식에 있었다. 처음 대표님이 포장해 주는 모습을 보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지금 선물을 받는 건가?..' 서울에서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단단하지만 풀기 쉽게 매듭지어진 은색 또는 금색 리본에 작은 방울이 달려졌다. 그 당시 함께 붙여주던 작은 종이에는 위로가 되는 시의 구절이나 글귀가 짧게 적혀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쿠아 디 파르마 향기가 더해지고 곱게 쇼핑백에 담겼다. 손바닥만한 작은 것에도 똑같은 정성이 더해졌다. 집에 가는 길 내내 한 손에는 딸랑딸랑, 설레는 소리가 따라왔다. 일부러 하루 뒤에 포장을 풀곤 했는데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헌정 작가의 그릇은 며칠을 설레다가 풀었다.
시간이 흘러 그때 그 작은 가게는 사라졌고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2층과 성수동 lcdc 한 켠에 반짝반짝 빛이 나게 자리 잡았다. lcdc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시인들의 구절> 전시를 보니 그 옛날 대표님이 넣어주던 작은 종이들이 떠올랐다. 문학동네 시집들이 고운 빛깔로 전시되고 그 옆에는 친절하게 시의 일부가 적혀 있었다.
추운 겨울, 연애 초기. 건너편 카페와 빵집까지.
가로수길 그 작은 선물가게를 떠올리면 따라오는 그림들을 곱씹다가 한 그릇을 만났다. 깊은 바닷속을 닮은 나무 그릇이었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유심히 보았지만, 너무도 다른 빛깔이라 어느 하나를 고르지 못한다. 결국 두 개를 담아오기로 한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한 방울 소리가 발걸음을 따라 딸랑딸랑 소리를 낸다. 다음날 집 안에 가장 좋은 빛이 퍼질 때 리본을 푼다. 상자를 열 때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하며 아껴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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